Wednesday, November 17, 2010

고객을 직접 만나지 않는 회사?

우연히 일본의 EC Studio라는 회사에 대한 기사(일본어)를 봤다. 당황스럽게도 이 회사의 특징은 절대 고객을 직접 만나지 않는다는 것. 모든 영업은 인터넷을 통해 이루어진단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2년연속으로 일본에서 가장 사원만족도가 높은 기업*으로 뽑혔다는 것이다.
*Link and Motivation Inc.사 조사결과

도대체 뭐하는 회사야? 이건 뭐지? 라는 생각에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니 더욱더 가관이다.

거래처에 PS3를 선물한다질 않나, 트위터로 업무보고를 하고, 사무실에 전화가 아예 없으며, 전사원에게 iPhone을 지급하고, 종이를 절대 사용 안한단다.

IT경영을 도와주는 업무를 제공한다는데 Google Apps의 활용법을 도와주는등 상당히 단순한 업무를 진행하는 것 같지만 어쨌든 재미있는 회사이다.

특히, 이들이 공개하고 있는 EC Studio의 약속, 일명 EC Studio가 하지 않는 14가지 조항을 눈여겨 볼만 하다. 아직도 주식공개나 상장을 통해 몫돈을 모아보려는 사람들도 많은데, 주식공개를 안하겠다거나 Funding을 받지 않겠다는 얘기는 창업자가 보통사람이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물론 조금은 오바라고 생각되는 부분도 없지 않다.

참고로 이 창업자 겸 사장은 "일본에서 가장 사원만족도가 높은 회사의 비상식적인 업무방식"이라는 책도 출간했다.

어쨌든 재미있는 EC Studio가 하지 않는 14가지 조항을 서툴지만 번역해봤다.

----------------------------------------------------------

EC studio가 하지 않는 14가지 조항

EC studio는 창업초기의 목적과 목표를 관철하기 위해 하지 않는 14가지 조항을 책정했습니다. 시대와 경영환경이 변화하더라도 다음 14가지 조항을 지킬 것을 약속드립니다.

1. IT를 활용할 수 없는 일은 하지 않겠습니다.

경영에 IT를 활용하는 IT 경영실천기업의 모델로서, 방문판매 및 전화영업을 하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서만 영업합니다. 기타 모든 업무에서도 IT를 경영에 철저하게 활용하는 기업을 목표로 하겠습니다.

2. 주식공개를 하지 않겠습니다.

비즈니스 모델의 특성상 설비투자가 필요 없고, 신용도 향상에 따른 영업력도 홈페이지를 활용하면 상장기업과 대등하게 고객을 끌어모을 수 있기 때문에 적대적 인수의 위험을 막기 위해서라도 주식공개는 하지 않겠습니다.

3. Fund을 끌어들이지 않겠습니다.

경영이념과 경영비전의 실현을 하기 위해 타인의 자본은 받지 않겠습니다.

4. 경영이념을 공감하는 회사 이외에는 거래하지 않겠습니다.

가장 중요한 경영이념을 공감하실 수없는 회사는 수익이 예상되는 사업에있어도 거래하지 않겠습니다.

5. 경영이념에 부합하지 않는 사업은 하지 않겠습니다.

수익이 예상되는 사업모델이 있다고 하더라도, 경영이념에 부합하지 않는 사업은 하지 않겠습니다.

6. 특정조직에 소속되지 않겠습니다.

특정조직에 속하게 되면 예기치 못한 작업이 생기기 때문에 직원제일주의 관점에서 특정조직에는 소속되지 않겠습니다.

7. 직원을 해고하지 않겠습니다.

경영이념에 공감하고, 경영비전 실현을 추구하는 직원을 해고하지 않습니다.

8. 매출목표에 고집하지 않겠습니다.

매출목표에 고집함으로써 직원에 무리를 주고 고객에게 폐를 끼칠 수 있기에 매출목표 달성을 위해 무리하지 않겠습니다.

9. 서비스 품질에 있어서 타협하지 않겠습니다.

비즈니스모델이 완성되고 수익모델을 이루어진 서비스라고 하여도 항상 고객의 입장에서 메스를 들고 서비스개선을 게을리하지 않겠습니다.

10. 방어적인 경영은 하지 않겠습니다.

매출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사업이라도 시대에 뒤쳐지고 품질에 만족스럽지 않은 서비스는 적극적으로 제공을 중단합니다.

11. 고가의 서비스는 제공하지 않겠습니다.

시간, 거리의 개념이 없는 비용제로공간인 인터넷을 활용하면 업무효율이 향상되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High Quality Low Price인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하겠습니다.

12. 회사규모를 추구하지 않겠습니다.

인터넷을 활용하면 업무효율이 오르고, 소수정예로 운영할 수 있다는 생각에 회사 규모를 무리해서 늘리지 않고, 서비스품질을 추구하여 경영비전의 실현을 목표로 하겠습니다.

13. 일본에 플러스가 되지 않는 사업은 하지 않겠습니다.

EC studio를 창업하는 계기가 된 "인터넷으로 일본을 좋게 하고 싶다"라는 창업당시의 목표를 잊지 않고, 일본 전체에 플러스효과가 있는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하겠습니다.

14. 일본 시장에만 연연하지 않겠습니다.

일본시장을 최우선으로 하겠습니다만, 인터넷은 세계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일본 국내에서 세계를 향해 적극적으로 서비스 확장을 나가겠습니다.

----------------------------------------------------------

Saturday, November 13, 2010

일본에서의 Apple TV 개봉기

2010년 11월 11일, 애플은 일본에서 의외의 발표를 한다. 바로 일본iTunes Store에서 영화를 판매한다는 것.

Press Release를 보면 알 수 있듯 미국영화사만이 아닌 카도카와(角川)영화, 토에이(東映), 후지테레비 등 일본영화사들도 참가할 뿐만 아니라 Apple TV 판매도 단행한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우리가 언제나 갈라파고스라고 놀려왔던 일본인데 어느새 시장의 변화를 체감한듯 늦은듯 하지만 영화사들이 적극적으로 컨텐츠 비즈니스에 돌입한 것 같은 느낌이다. 영화뿐만 아니라 최근 일본서적산업도 카도카와(角川)그룹을 중심으로 극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는 현실이다. 컨텐츠 소비자 입장에서는 단순히 애플만이 아니라 다양한 플랫폼을 이용해 컨텐츠를 소비할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할 따름.

물론 발표직후 Apple TV의 실제출시일에 대해서는 금주중이라고 써있을 뿐 정확한 날짜는 밝히지 않은 상태였다. 하지만 오후 늦게부터 긴자(銀座)애플스토어에서 판매를 시작했다는 이야기가 트위터에 나오기 시작했고 다음날 아침부터 개봉기들이 속속 공개되었다. (Techwave게재 개봉기, 일본어)

나는 애플스토어까지 가는데는 거리가 좀 멀어 온라인스토어에서 구매할 생각했는데 11일 당일 저녁부터 애플스토어 판매를 시작하는 것을 보고 주저 없이 구매를 했고, 이틀이 지난 오늘(11월 13일) 오후 2시반쯤 실물을 받아 볼 수 있었다.

원래 Apple TV 1세대를 사용해 왔기 때문에 새로운 Apple TV에 기대반 우려반을 하고 있었다. 1세대를 사용하면서 엄청난 버벅거림과 언제나 뜨끈뜨끈 폭발할 것 같은 열을 발산하고 쓸데없이 큰 저장용량에 직관적이지 못한 Sync환경, 그리고 불안정한 네트워크 등 상당한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새로운 Apple TV는 Sync가 필요 없고 8,800엔(미국은 99달러)이라는 착한 가격 때문에 망설임 없이 구매를 결정했다.

아래와 같이 배달박스 자체도 상당히 작아 조금은 놀랐다. (옆의 펜과 크기비교를, 아이폰3GS로 촬영해 조금 화질이 떨어지는 점 이해바람)


실제로 박스안에는 뽁뽁이가 1/3정도가 차있고 실물Boxing은 더욱 작았다.



내용물은 Simple 그 자체. 본체, 리모콘, 전원코드(돌돌 말아놓은 게 특이), 설명서 뿐이다. 사실 여느 제품과 같이 설명서는 펼쳐볼 필요도 없었다. 1세대를 써봤기에 더더욱.


기존 Apple TV 1세대와의 크기 비교



좀 어둡지만 TV와 함께 비교


특이했던게 아래와 같이 Apple TV를 검정테이프로 돌돌 말아 놓은 것. 처음 제품을 접했을 때 아무 단자도 보이지 않는 깔끔한 이미지를 경험하게 해준다.


자 이제 연결!
무선랜 환경으로만 사용하기 때문에 HDMI와 전원코드만 연결.


초기화면에 언어설정이 나온다.
물론 한국어지원은 없고, 일본어와 함께 최근 출시가 결정된 몇몇 국가의 언어가 선택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처음 들어오면 기본지역설정이 일본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아래와 같이 Movies, Internet(YouTube, Podcasts, MobileMe, Flickr, Radio), Computers, Settings 네가지 메뉴만 있다. 아래 설명하겠지만 미국으로 접속하면 TV Shows라는 드라마 등을 볼 수 있는 메뉴가 하나 더 있다. 

가장 처음 설정한 것은 Home Sharing이다. 13-inch MacBook Pro와 연계해서 사용하는데 처음 접속하는데는 좀 시간이 걸리지만 영화나 음악, 뮤직비디오, 사진 등 무선랜 간의 통신인데도 전혀 끊김이 없었다.


컨텐츠들은 예고했던 것처럼 일본컨텐츠들이 영화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까지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다. 미국iTunes Store에는 영화가 1만편 정도가 판매되고 있다고 하는데 일본iTunes Store는 미국의 10분의 1정도 밖에 안되는 약 1천편정도가 있다. 앞으로 늘어날 것을 기대해 본다.


Apple TV 1세대와 좀 큰 차이로 느껴졌던 것은 모든 구매가 다운로드방식이 아닌 Rent방식이라는 점. 1세대에서는 아래와 같은 컨텐츠화면에서 다운로드구매 이외에 Rent의 경우도 HD와 SD를 선택구매 할 수 있었는데, 이번 2세대부터는 Settings에서 HD를 구매할 것인지 SD를 구매할 것인지 디폴트로 지정하게 되어 있어, 아래와 같이 SD구매(400엔) 아이콘만 떠있어 좀 불편하단 느낌이었다. 


아래는 미국지역으로 설정했을 때 화면이다. 특이한 것이 iTunes계정과 연계되어 스토어를 일본에서 미국으로 옮겨가는 것이 아니라 지역설정으로 바뀌게 되어 있으며 iTunes계정은 미리 따로 저장해 두거나 구입할 때마다 입력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밖에 미국의 경우 Internet에 Netflix메뉴가 있는데 지인의 계정을 빌려 테스트를 해본 결과 접속과 컨텐츠 브라우징은 가능하지만, 시청을 하려고 하면 현재 Location에서는 볼 수 없다고 메시지가 나온다. 해외접속이 불가능 한 것인데 빨리 해외에서도 Netflix나 Pandora가 이용가능했으면 좋겠다.


그밖에 아래와 같이 iPad와 iPhone을 Remote App으로 연결시켰다. 





실제 영화Rental도 해봤다. 동생(おとうと)이라는 몇달전 개봉했던 최신영화를 빌렸다. 우리나라에도 팬이 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 아오이유우(蒼井優)가 출연하는 작품이다.(주연은 아님) 가격은 신작이고 SD화질이어서 400엔. 참고로 신작 HD는 500엔, 그리고 오래된 작품은 각각 100엔이 싸다. 일부 비싸다고 할 수 있겠지만 Rental점포까지 직접 갈 필요가 없고 합법적인 구매활동이라는 점에서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위와 같이 SD인데도 화질은 전혀 문제 없다. 그리고 아래와 같이 DVD에서와 같이 챕터별도 영화를 볼 수 있게 되어 있다.


미국이 Rental기간이 30일이내 개시후 24시간동안 시청 가능한 것과 달리, 일본은 30일이내 개시후 48시간 시청가능하다. 일본영화사측에서 요구했다는데 일본 IT미디어의 기자가 iTunes Store담당자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인들이 잔업이 많아 영화를 볼 시간이 적어서 그런거 아니냐고 농을 치기도 했다.

물론 단점도 많다. 

첫번째로는, 미국영화들중 일본어자막처리가 아닌 성우더빙판으로만 제공되는 영화들이 있다는 것이다. 하나의 컨텐츠를 사서 DVD처럼 자막이나 더빙을 on/off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이는 애플의 iTunes Store 담당의 Peter Lowe씨에 따르면 복잡한 권리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iTunes Store Canada/APAC 담당 Senior Director Peter Lowe 인터뷰, 일본어)

두번째로는, 불편한 것이 다국 다계정 이용이 불편하다는 것이다. 당연한 일이겠지만 국가설정도 일본과 미국을 왔다갔다 해야하고 계정도 왔다갔다 해야 하는데, 실제 Rent를 해보니 의외로 계정이 꼬여버려 결제가 안되어 결제버튼을 4~5번 눌러서야 결제가 되는 현상이 생겼다. 또 일본계정으로 영화 한편(おとうと)과 미국계정으로 영화 한편(Dark Knight)를 Rent했는데 Rent한 모든 영화가 한 화면에 보이질 않고 국가설정을 변경해서 각각 봐야하는 불편함이 있다. 

세번째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사진슬라이드쇼는 Origami와 Reflections 등이 추가되었는데 Origami가 의외로 얼굴인식이 잘 안되어 얼굴이 잘려나오는 현상이 있다는 점. iPad의 슬라이드쇼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한적이 있는데 Origami는 참 멋지지만 이런 현상때문에 잘 안쓰게 된다. 아래와 Reflections로 설정한 슬라이드쇼이다.


네번째로, 1세대와 다르게 YouTube 시청시 다운로드와 동시에 동영상플레이가 안되고 컨텐츠가 전체의 1/3정도가 다운로드된 후부터 동영상플레이가 되다보니 일부 오래되거나 HD화질의 컨텐츠는 서버에서 데이터를 불러오는데 시간이 오래걸려 거의 시청을 포기해야 할 지경이다.

그래도 AirPlay는 대만족. 아직 iPhone과 iPad에서 테스트는 불가하지만 MacBook에서 AirPlay를 해보니 문제없이 깔끔하게 작동했다. 빨리 iPhone과 iPad의 iOS가 업그레이드되길 바랄뿐이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1세대보다도 속도가 빨라진 것이 만족스럽다. Rental Movies, Podcasts등 애플데이터센터에서 직접 제공하는 컨텐츠는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실시간 시청이 가능하니 다운로드 받고 Sync하느라 스트레스 받을 일이 전혀 없다. 게다가 별로 안뜨거워 진다는 것. 1세대는 Standby상태에서도 Apple TV자체가 엄청난 발열을 하고 HDD가 돌아가는 소음이 있었는데, 이번 2세대는 가동중에도 생각보다 뜨겁지 않고 Standby시에도 차가운 상태가 유지된다.

전문적인 Reviewer가 아니라 질이 좀 떨어지는 내용인지 모르겠지만 가격대비 상당히 만족스러운 구매였다. 빨리 컨텐츠양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길 바랄 뿐이다.

그런데 남은 Apple TV 1세대는 어떻게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