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January 11, 2012

Share에 대해 한번 정리해 봅시다 + 여담

작년 12월 20일, 자주 보는 일본 테크블로그인 Techwave를 보다가 게이오대에 재학중인 현역대학생 마츠무라 다이키(松村大貴)군이 작성한 한 프레젠테이션에 대한 기사가 눈에 띄었습니다. 요컨데, 우리가 흔히 말하는 공유(Share)가 그렇게 단순하게 생각할 만만한 컨셉이 아니기에 알기 쉽게 풀이해가며 더 많은 공유를 이끌어내자는 것이 골자였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일본어 자료이기는 하지만 바로 트위터로 공유!

그렇게 많이 RT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관심 갖아주시는 분들께서 Favorite으로 등록해 주시더군요. 하지만, 무언가 부족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그 이유는, Slideshare로 embedded된 자료라서 자동번역으로 읽기도 힘들고, 아무래도 대학생이 쓴 글이다보니 자동번역을 한다 하더라도 표현이 와닿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였습니다.

그런데 바로 작자인 마츠무라군이  "감사합니다"라는 한글멘션을 해왔고, 이후 DM을 통해 한글번역을 하고 싶다고 타진했고 마츠무라군도 쾌히 승낙해 주었습니다. (물론 자료 자체에 맘대로 배포/인용해도 된다고 써있었지만 번역을 위해서는 원본파일을 입수해야 했지요.) 그래서 틈틈히 번역해서 탄생한 번역본이 아래입니다. (일부 국내에서는 안 알려진 일본 웹서비스들이 소개되어 있는데 혹시 궁금하신 분들은 트윗으로 멘션주시면 아는 한도 내에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해가 바뀌고 번역을 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언제가 트위터에서 밝혔듯 일본에서 일본기업에 일하는 한국인으로서 물과 기름 같은 두 나라 사이에서 무언가 가교역할을 해보겠다는 생각에 주저리주저리 IT를 중심으로한 정보성트윗을 날린 작년 한해였지만, 관심 갖어주시는 분들도 계시는 한편 근거 없는 비판도 받기도 하고 본인 스스로도 정체성의 혼란도 겪었습니다.

한편으로는 트위터라는 매체의 휘발성에 조금 신물을 느끼기도 해서, 새해 다짐으로 트위터를 조금은 줄어보려는 시도와 함께 좀더 휘발성이 아닌 오래 남고 더 뜻깊은 활동을 하고 싶어졌습니다. 그래도 작년에 한 몇가지 일들중 가장 만족스럽고 기억에 남는 일들을 되새겨 보았죠. 그중 하나가 후지필름에서 진행한 3/11 일본대지진의 쓰나미로 쓸려내려간 사진들의 복원작업 참가였습니다. 단 하루였지만 정말 무더운 여름날이었고 냉방도 안되는 공장 안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사진속의 주인공이 생사여부도 모른채 다만 복원되어 가족의 품에 한장으로 추억으로 돌아가길 바라며 참여했었던 자원봉사였습니다.

얘기가 좀 돌아왔지만,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의 원점은 누군가를 돕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고, 트위터처럼 금방 잊혀지는 얘기가 아닌 스티브잡스의 표현을 인용하자면 a dent into the universe할 수 있는 활동을 조금씩 늘려나가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 마주친 것이 이 공유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입니다.

간단한 번역이고 내용이 그리 대단하지는 않지만, 공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고민함과 동시에, 자료에서 말하고 있는 내가 가지고 있는 무형자산(일본어스킬)을 통해 금전이 아닌 자기실현을 할 수 있는 기회라고도 생각했습니다. 물론 앞으로도 번역을 통한 자기실현을 해나가겠다는 얘기는 하지만, 공유라는 컨셉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나 크고작은 자원봉사 활동에 참여하는 한 해를 보내 마음을 풍족하게 하고 싶습니다. 제 트위터를 팔로우 하시는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남을 비판하는 것보다는 그럴 에너지로 남을 돕는게 더 남는 장사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자료 하나 공유하며 여담이 좀 많았지만 무언가 공유(Share)하자는 활동 차원에서 뜻을 같이 한다고 믿고 싶은, 자료를 제공해준 마츠무라군(@d_ringo)과 외국생활에 까먹은 한국어 글솜씨를 자연스럽게 다듬어준 친구 @zookd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물론 자료의 무단 배포 및 인용은 대환영입니다.

덧붙임(2012년1월19일)
많은 분들이 관심있게 읽어주시고 블로그 댓글이나 트위터, 구글플러스를 통해서 좋은 코멘트를 남겨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오늘 원작자인 마츠무리군이 연락이 와서 한글 번역판이 나오기까지의 놀라운 경험을(저로서도 흥미로운 경험이었습니다만) 블로그에 쓰고 싶다고 하더군요. 그 블로그 내용에 몇몇 분들께서 남겨주신 댓글들도 허락없이 번역해서 게재하게 되었습니다. 널리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12 comments:

  1. 공유를 분류하는 건 훌륭한 시도인 것 같습니다. 의도전달에는 무리가 없지만 '줄어들지 않음' 부분이 좀 더 다듬어지면 좋을 것 같아요. 차를 타고, 방에서 자도 차나 방이 사라지지 않고 그대로 있는 건 맞지만 경제학이나 회계의 관점(감가상각, 기회비용 등)과는 차이가 나기에 '진짜..?' 싶은 약간의 거부감이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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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슨상님, 번역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공유에 대한 정의가 제 두뇌 속에서 정리가 안되어 있어서 그런지 이해가 100%는 되지 않지만 뭔지 감은 잡았습니다. 제 페북에 퍼갔습니다. 앞으로는 블로그에 보다 집중하실건가요? (슨상님 블로그를 인기 사이트로 등록은 했습니다. ) 근데 저도 트위터의 장점은 인정하지만 뭔가 진득하고 진중하게 생각해서 글을 쓰는 블로그가 더 좋지 않은가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올 해 복표 중 하나는 긴 글 쓰기입니다. 좌우지간 좋은 글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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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번역 고맙습니다. 그런데 슬라이드셰어로 볼 때 글씨들이 겹쳐보이는건 저 뿐인가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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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客님, 많이 의역하려고 노력하긴 했지만 대학생의 눈으로 본 글이기에 좀 한계가 있는 부분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렇게 전문적인 입장의 글이라기 보다는 그냥 컨셉을 정리한 부분이니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M7님, 아마도 Loading하는데 시간이 걸려 embedded된 폰트를 불러들이는데 시간이 걸리는 것 같습니다. 사이트를 Reload하시면 개선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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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생각을 정리하는 힘이 대단하네요.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정리하고 싶어 스트레스없는 상태에서의 시간이 절실한데 이럴땐 역시나 학생이 부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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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검은 원유 농경시대에 땅에서 석유가 나오면 그 땅은 농사도 못 짓는 나쁜 땅이었을 수 있겠죠!
    불에 탄다는 것이 밝혀진 다음에 돈이 되긴 했겠지만,
    검은 원유에서 경유,휘발유,가스 같은 연료는 물론 옷감에서 쇠나 나무 같은 소재까지
    만들어 낸다는 것은 한참 동안 상상하기 어려웠을 겁니다.
    (액체에서 액체는 물론,기체와 고체까지 만들어 지는 건 놀랍습니다.)

    공유(Share)는 물론 네트웍의 본질,특성,한계에 대해 깊은 관찰과 정리가 필요하지 싶습니다. 너무 많은 말들이 그럴싸하게 나타났다 사라졌는데,이젠 새로움 보다는 맥과 본질의 깊이에 기회와 힘이 있지 싶습니다.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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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웹 서비스 기획에 대한 참신한 접근법이 좋네요. 마지막의 테이블 활용법도 인상적이구요.

    컨셉을 잡기위한 이러한 접근법이 가능한건 대상 주제어에 대한 독창적인 정의(의미 해석)가 있었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하며 분명 공감하는 부분입니다.

    저같은 경우에는 의미 해석시 기술적(또는 문화적) 흐름 분석을 통한 등장 배경과 향후 발전 방향까지 예측해 보려고 노력한답니다.

    좋은 글 번역까지 해서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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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이 포스트를 통해서도 공유의 가치가 즐겁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공유와 협력적 소비가 가진 가치가 증대되길 바랍니다. 번역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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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처음에 슬라이드를 트윗해주셨을 때, 이거 참 인상적이다 싶어 동료(일본 내 대학 졸)에게 번역을 부탁했드랬죠. 그런데 이렇게 슬라이드로까지 만들어주셨다니! 부끄럽고 감사합니다. 공유에 대해 깊이 생가해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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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비전문가임에도, 현상을 보는 틀을 가지고 완결된 논리로 정리한 점을 높이 사고 싶습니다. "디자인"에 대해 언급한 부분에 대해서는, Clay Shirky 의 “Cognitive Surplus“에 언급된 더 나은 지식을 얻기 위해 필요한 조건 네가지(1) size of the community, (2) cost of sharing knowledge, (3) clarity of knowledge shared (4) culture 라는 정리의 도움을 받으면 더 확장될 여지가 보입니다.
    더불어, 몇가지 웹서비스 소개 부탁드려도 될까요? 첫번째 무형 자산의 예로 제시된, Lancers, 하테나, cookpad, sparked 등이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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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요한님, 트윗에서도 여기서도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Clay Shirky의 글도 좀 읽어보려고 노력하는데 당장 읽을게 넘쳐나 아직 손도 못대고 있네요ㅠㅠ 물어보신 서비스들에 대해 간단히 답해드리자면,
      1. Lancers(http://www.lancers.jp/)는 재능을 매매하는 마켓플레이스입니다. 쉽게 말해 간단한 프로젝트 단위로 업무를 사고파는 것이죠. 특징적인 점은 경쟁을 붙여 선정된 사람에게만 돈을 지불하는 방식도 제공한다는 점입니다.
      2. Hatena(http://www.hatena.ne.jp/)는 2001년에 오픈한 좀 역사가 긴 인력검색 및 블로그, 소셜북마크를 운영하는 사이트입니다. 한글위키에도 소개되어 있으니 참고해보셔도 좋을듯해요.
      3. Cookpad(http://cookpad.com/)도 역사가 상당히 긴 회사로 1998년에 오픈한 요리레시피 공유사이트입니다. 흔치 않게 7할의 여성회원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인기레시피, 피처폰이나 스마트폰 상에서의 추가기능을 제공하는 유료회원가입자수도 상당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4. Sparked(http://www.sparked.com/)는 저도 잘 몰라 찾아봤습니다. 대충 훑어보니 Lancer와 비슷한 재능제공을 기초로 하는듯 합니다. 다만 금전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volunteering을 전제로 한다는게 다른 점인 것 같습니다.
      이상 부족하나마 참고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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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정말 좋은 내용이에요. 마음에도 팍 와 닿습니다.
    멋진 공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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